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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늙어 일하는 행복..아이 가르치는 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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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2시 전주시 반월동 전광 지역아동센터.

맞이은 탁자 주변에 둘러앉은 20여명의 초등학교 학생들의 눈빛이 초롱초롱 빛난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미술시간이다.

작은 몸집의 김경자씨(62·여)는 쉴새없이 아이들 사이를 오가며, 한명 한명을 어르고 달래며 가르치고 있었다. 아이들도 연신 장난치고 웃으며 즐거운 표정이다.

지역아동센터에 오는 아이들은 대부분 한부모 가정이나 기초수급자 가정의 자녀들. 미술학원은 고사하고 그 흔한 과외도 받을 수 없는 형편의 아이들이다.

전주시내에는 김씨와 같은 전문직 퇴직 노인 10명이 9곳의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장학사, 교장, 교사, 음악과 미술을 한 예술인 등이다. 이들 또한 이 시간, 이곳에 없었더라면 집안에 틀어박히거나 공원 등에서 산보하는 일로 소일거리를 삼았을 연령들이다.

전문직으로 일하다 퇴직한 어른들과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한데 어우러져 보람찬 오늘과 희망찬 내일을 만들어가고 있는 현장이다.

김씨는 전북미술대전 공예부문에서 특선과 수차례의 입선 경력이 있다. 일주일 5일, 20시간씩 가르치고 받는 급여는 월 30만원. 방학 중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아이들의 학습지도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또 매달 한번씩 10명이 한 자리에 모여 문제아동 대처법, 학습지도법에 대해 노하우와 느낌을 나누며 교류의 장을 갖고 있다.

김씨는 “매일 출근할 수 있는 직장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며 “좋아하는 아이들과 함께 있으니 삶도 활기차고 보람이 크다”고 흐뭇해했다.

매일같이 센터에 나와 공부한다는 배종문군(12)은 “여기서 공부도 하고 밥도 먹고,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학교 성적도 많이 올랐다”며 “선생님의 칭찬 덕분에 공부가 재미있어 졌다”고 말했다.

송기영 전광 지역아동센터장(41·여)은 “김 선생님이 오시고 나서 아이들이 할머니 같은 친근감에 많이 활발해졌다”며 “센터에 든든한 어른이 있어 아이들의 예절도 밝아졌다”고 말했다.

노동부가 지원하는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 중 고령자 적합사업으로 전주금암노인복지관이 제안, 지난해 4월 선정된 ‘시니어 아동학습도우미 사업’은 1년 단위 사업으로 올해 4월로 지원이 끊긴다.

“선생님 곧 떠난다면서요?”라고 묻는 아이들의 물음이 가장 가슴 아프다는 김씨는 자신이 아는 모든 것을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싶다며 다가오는 4월을 안타까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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