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생각만들기]⑪지식의 숲 거닐기 - 책 속에서 길 찾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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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의 문 여는 열쇠' 손에서 놓지 않기
학(學)아, 겨울이 시작되었다. 매스컴은 연일 대통령 선거와 연예인 이야기를 흘려보내고, 우리 시린 내면 저 깊숙한 곳에서 울려오는 목마름은 채워지지 않는다. 학(學 )아, 이런 날은 가벼운 우리의 일상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책과 함께 지식문화의 숲을 거닐자.
언젠가 국회방송에서 미국인 종군(從軍) 사진 기자의 삶을 다큐멘터리로 보았다.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전쟁터를 누비는 그가 사진전을 준비하면서 이런 말을 하더구나. "요즘 사람들은 비참한 전쟁터에 대한 관심보다는 연예인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그 말을 듣는 순간, 전 세계가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우리를 놀라게 한 매체의 발달도 매체가 담을 내용까지 발전시킬 수는 없다. 그렇다면, 이것이 인간문화의 한계인가?
학(學)아, 우리 곁을 떠도는 무수한 말, 그것은 안개다. 그것은 담아둘 수도 없고 진실의 햇살이 눈부신 어느 순간 사라진다. 우리는 가끔 사라진 말의 안갯속에서 아무것도 깨닫지 못한 채 망연히 서 있는 우리 자신을 볼 때가 있다. 그리고 그제야 생각하지. 힘들고 어려워도 책을 읽어야 한다고.
학(學)아, 최근에 너희와 함께 읽었던 조지 오웰의 산문집 <코끼리를 쏘다>도 떠도는 말과는 다른 상황에 대한 인식을 가능케 한 작품이었다. 그저 귀를 열어두고 말을 얻는 것이 아니라, 읽는 행위를 통해 귀한 진실을 체득(體得)할 수 있었어. 식민 정치의 피해자는 식민지인만이 아니었다. 제국의 국민으로 식민지에서 제 나라 정책을 실현하는 이들도 결국 제국주의 꼭두각시가 된다는 사실을 소설은 생각게 했어. 또한, 식민정책을 펴는 국가의 국민이라고 하여 그 나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적대시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분할(分割)의 오류라는 사실을 토론을 통해 도출했다.
하지만, 정작 우리 자신이 오랫동안 선택해 온 행동양식이나 판단양식이 쉽게 바뀌기 어렵다는 사실을 확인했지. 일제 강점의 역사와 일본에 대해 냉철한 객관을 유지해야 한다는 부분에서는 멈칫하는 우리를 보았던 거야.
학(學)아, 우리들의 책 읽기가 지속적이어야 할 이유를 거기에서도 찾을 수 있다. 우리를 변화시키는 책읽기는 결코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한 권의 책을 10번 이상 읽는 이들과, 한 주제의 책을 여러 권 찾아 읽는 이들, 그리고 독서 후 깊은 성찰의 토론을 펼치는 이들, 그들만이 세상을 천천히 지속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학(學)아, 이제 도서관 서가에 서자, 서점의 서가도 좋다. 너에게 진정한 벗이 될 수 있는 책을 찾자. 물론 진정한 벗을 찾기 어려운 것만큼 좋은 책을 만나기도 쉽지는 않다. 하지만, 진실의 문을 여는 열쇠를 얻을 수 있다면, 좋은 책을 구하고 읽는 일은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 가을 들판의 꽃은 졌지만 책의 향기는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 진실의 문을 여는 행복을 줄 것이다.
얼마 전, 진실의 문을 여는 행복한 경험을 했다. 한홍구의 <대한민국 史>. 이 책이 열쇠가 되어, 아무 생각 없이 받아들인 역사적 사실이 거짓의 문을 열고 보여준 세상은 처절한 아름다움이었다. 흥분하여 곁에 있는 이들에게 같이 보기를 권했지. 결코 가볍지 않은 대화가 이어졌고 함께 한 이들은 철저한 반성의 역사가 있어야 한다고 공감했다. 분노하기도 하고 안타까웠지만 행복한 시간이었다.
학이 너도 책이라는 열쇠를 통해 같은 행복을 느끼기를 바란다.
/이효재(창원 남산고 교사·학교 도서관을 생각하는 사람들 중등연구팀
신문읽기
대명레저산업 조현철(53) 사장의 서울 역삼동 집무실은 깜짝 놀랄 만큼 소박하다. 책상과 책꽂이, 회의실 탁자가 고작이다. 그의 집무실에는 편안한 소파 하나 없다. 직장생활의 밑바닥에서 시작해 최고경영자까지 올라선 그는 늘 일에 묻혀 살아왔다. 굴지의 레저업체를 운영하고 있지만, 휴가를 다녀온 기억은 까마득하다.
다른 사업도 그렇겠지만, 막대한 투자가 소요되고, 고객의 욕구분석과 서비스 제공이 핵심인 레저산업의 특성상, 늘 투자의 적정성을 판단해야 하고 고객들의 추이를 세밀하게 분석해야 하는 까닭이다. 실제 2005년 그의 부임 이후 대명레저산업은 연일 굵직굵직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손에서 책을 놓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주로 차 안에서 책을 읽는다. 강원도 홍천의 비발디 파크를 비롯해 전국에 산재한 대명리조트의 업장을 돌아보기 위해 이동하는 차 안에서 책을 주로 읽는다는 것. 그는 레저업체는 단순히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여가 문화를 파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레저업체를 운영하려면 이른바 '문화적인 소양'을 갖춰야 한다는 게 그의 신조다. 책은 그런 문화적인 소양을 갖추는 데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그가 읽는 책은 소설부터 역사서는 물론 자기 계발서까지 다양하다. (<문화일보> 발췌 편집 2007년 11월 5일)
생각해볼 문제
1. 자신이 책을 읽지 않는 이유를 적어보자.
2. 글과 말의 근본적인 차이는 무엇인가?
3. 어떤 이들은 말과 글에 있는 규칙(어법, 문법)이 까다롭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규칙들은 종합적 사고를 억제하는 것인가? (종합적 사고는 단순한 것에서 복잡한 것으로 순서 있게 나아가는 것을 말한다.)
4. 자신의 행동양식이나 판단양식을 변화시킨 책의 제목과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적어보자.
이효재
학(學)아, 겨울이 시작되었다. 매스컴은 연일 대통령 선거와 연예인 이야기를 흘려보내고, 우리 시린 내면 저 깊숙한 곳에서 울려오는 목마름은 채워지지 않는다. 학(學 )아, 이런 날은 가벼운 우리의 일상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책과 함께 지식문화의 숲을 거닐자.
언젠가 국회방송에서 미국인 종군(從軍) 사진 기자의 삶을 다큐멘터리로 보았다.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전쟁터를 누비는 그가 사진전을 준비하면서 이런 말을 하더구나. "요즘 사람들은 비참한 전쟁터에 대한 관심보다는 연예인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그 말을 듣는 순간, 전 세계가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우리를 놀라게 한 매체의 발달도 매체가 담을 내용까지 발전시킬 수는 없다. 그렇다면, 이것이 인간문화의 한계인가?
학(學)아, 우리 곁을 떠도는 무수한 말, 그것은 안개다. 그것은 담아둘 수도 없고 진실의 햇살이 눈부신 어느 순간 사라진다. 우리는 가끔 사라진 말의 안갯속에서 아무것도 깨닫지 못한 채 망연히 서 있는 우리 자신을 볼 때가 있다. 그리고 그제야 생각하지. 힘들고 어려워도 책을 읽어야 한다고.
학(學)아, 최근에 너희와 함께 읽었던 조지 오웰의 산문집 <코끼리를 쏘다>도 떠도는 말과는 다른 상황에 대한 인식을 가능케 한 작품이었다. 그저 귀를 열어두고 말을 얻는 것이 아니라, 읽는 행위를 통해 귀한 진실을 체득(體得)할 수 있었어. 식민 정치의 피해자는 식민지인만이 아니었다. 제국의 국민으로 식민지에서 제 나라 정책을 실현하는 이들도 결국 제국주의 꼭두각시가 된다는 사실을 소설은 생각게 했어. 또한, 식민정책을 펴는 국가의 국민이라고 하여 그 나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적대시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분할(分割)의 오류라는 사실을 토론을 통해 도출했다.
하지만, 정작 우리 자신이 오랫동안 선택해 온 행동양식이나 판단양식이 쉽게 바뀌기 어렵다는 사실을 확인했지. 일제 강점의 역사와 일본에 대해 냉철한 객관을 유지해야 한다는 부분에서는 멈칫하는 우리를 보았던 거야.
학(學)아, 우리들의 책 읽기가 지속적이어야 할 이유를 거기에서도 찾을 수 있다. 우리를 변화시키는 책읽기는 결코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한 권의 책을 10번 이상 읽는 이들과, 한 주제의 책을 여러 권 찾아 읽는 이들, 그리고 독서 후 깊은 성찰의 토론을 펼치는 이들, 그들만이 세상을 천천히 지속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학(學)아, 이제 도서관 서가에 서자, 서점의 서가도 좋다. 너에게 진정한 벗이 될 수 있는 책을 찾자. 물론 진정한 벗을 찾기 어려운 것만큼 좋은 책을 만나기도 쉽지는 않다. 하지만, 진실의 문을 여는 열쇠를 얻을 수 있다면, 좋은 책을 구하고 읽는 일은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 가을 들판의 꽃은 졌지만 책의 향기는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 진실의 문을 여는 행복을 줄 것이다.
얼마 전, 진실의 문을 여는 행복한 경험을 했다. 한홍구의 <대한민국 史>. 이 책이 열쇠가 되어, 아무 생각 없이 받아들인 역사적 사실이 거짓의 문을 열고 보여준 세상은 처절한 아름다움이었다. 흥분하여 곁에 있는 이들에게 같이 보기를 권했지. 결코 가볍지 않은 대화가 이어졌고 함께 한 이들은 철저한 반성의 역사가 있어야 한다고 공감했다. 분노하기도 하고 안타까웠지만 행복한 시간이었다.
학이 너도 책이라는 열쇠를 통해 같은 행복을 느끼기를 바란다.
/이효재(창원 남산고 교사·학교 도서관을 생각하는 사람들 중등연구팀
신문읽기
대명레저산업 조현철(53) 사장의 서울 역삼동 집무실은 깜짝 놀랄 만큼 소박하다. 책상과 책꽂이, 회의실 탁자가 고작이다. 그의 집무실에는 편안한 소파 하나 없다. 직장생활의 밑바닥에서 시작해 최고경영자까지 올라선 그는 늘 일에 묻혀 살아왔다. 굴지의 레저업체를 운영하고 있지만, 휴가를 다녀온 기억은 까마득하다.
다른 사업도 그렇겠지만, 막대한 투자가 소요되고, 고객의 욕구분석과 서비스 제공이 핵심인 레저산업의 특성상, 늘 투자의 적정성을 판단해야 하고 고객들의 추이를 세밀하게 분석해야 하는 까닭이다. 실제 2005년 그의 부임 이후 대명레저산업은 연일 굵직굵직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손에서 책을 놓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주로 차 안에서 책을 읽는다. 강원도 홍천의 비발디 파크를 비롯해 전국에 산재한 대명리조트의 업장을 돌아보기 위해 이동하는 차 안에서 책을 주로 읽는다는 것. 그는 레저업체는 단순히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여가 문화를 파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레저업체를 운영하려면 이른바 '문화적인 소양'을 갖춰야 한다는 게 그의 신조다. 책은 그런 문화적인 소양을 갖추는 데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그가 읽는 책은 소설부터 역사서는 물론 자기 계발서까지 다양하다. (<문화일보> 발췌 편집 2007년 11월 5일)
생각해볼 문제
1. 자신이 책을 읽지 않는 이유를 적어보자.
2. 글과 말의 근본적인 차이는 무엇인가?
3. 어떤 이들은 말과 글에 있는 규칙(어법, 문법)이 까다롭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규칙들은 종합적 사고를 억제하는 것인가? (종합적 사고는 단순한 것에서 복잡한 것으로 순서 있게 나아가는 것을 말한다.)
4. 자신의 행동양식이나 판단양식을 변화시킨 책의 제목과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적어보자.
이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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