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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생각만들기]⑩문화 속에서 논제 찾기 - 낯선 혹은 익숙지 않은 문화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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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추'…그 익숙지 않은 광고판을 보며
학(學)아, 안녕. 11월이다. 신명나게 잘 지내고 있니? 기분 좋게 하루를 열고, 하루를 지내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나날이면 좋겠다. 학아, 오늘 고민할 내용은 익숙지 않은 것에 대한 수용이다. 가끔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올 때가 있잖니? 선생님은 오늘 그 낯선 장면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 너와 함께 고민하고 싶구나.

우선 우리 안의 낯선 광고판에 관한 이야기다. 너도 보았지. 버스 옆면 광고판에 적힌 어느 병원의 광고. 병원의 이름은 '측추'.

광고판을 읽는데 뭔가 불편하고 이상했다. 그래서 광고판을 유심히 보니 그것은 분명히 '척추'를 말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왜 '측추'라고 한 것인지 그 의도를 알 수 없었다. 혹 우리 몸의 어떤 부분을 그렇게 부르는가 하고 알아보았지만 그런 부분은 없었다.

그런데 그것이 법률상 '척추'라고 할 수 없어서 '측추'라고 이름 지었단다. 척추를 경상도 사람이 자연스럽게 발음하면 '측추'라고 읽겠지. 하지만, 그 낱말이 척추를 연상시키기 위한 표현이었다니 놀라웠다.

법률상의 긍정적 해석과 상관없이 부정적 인상은 어쩔 수 없었다. 분명히 그 표현은 언어생활에 혼란을 줄 수 있는데, 그들에게는 관심 밖이었나 보다. 살짝 진실을 비켜가는 표현 속에서 진실을 읽어야 한다니. 암호문을 해독하듯 광고판을 바라보아야 하는 심정이 씁쓸했다.

학아, 그러한 발상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혹 긍정·부정의 관심을 끌어 인지도를 높인 다음, 같은 업종과의 경쟁에서 이기고 결국 경제적 이윤을 얻고자 하는 것이었다면, 그로 말미암은 언어적 폐해는 누가 책임져야 하지?

다음은 우리 밖의 낯섦에 관한 이야기다. 인터넷 신문 프레시안에서 핀란드 교장협의회 회장 피터 존스 인터뷰 기사를 읽었다.

핀란드는 학업성취도 국제비교(PISA)에서 1위를 차지한 나라인데, 그 교장선생님은 지금 우리의 교육 상황과는 전혀 다른 핀란드의 교육을 전했다. '경쟁은 교육에 해롭다'라고.

학교는 사회의 축소판이니 학교에서 다양한 학생들과 어울려 지내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학교는 학생들이 경쟁하는 곳이 아니라 '교육 협력체'로서 학생들은 서로 협동하는 과정에서 더 많이 배운다는 것이다.

경쟁은 깊은 생각을 할 여유를 주지 않아 사고력이 약화하고 다른 사람과 협동하는 능력도 저하한다는 그의 말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더라. 그런데도 교육이 경쟁이 아니라 협력이라는 이 말은 왜 이렇게 낯선 것일까?

학아, 네가 도서관에서 찾아 읽은 다윈의 진화론을 잠깐 생각해보자. 그는 '자연 선택설'을 통해 말했지. 생물을 둘러싼 자연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이러한 변화에 잘 적응하는 변이를 가진 생물만 자연에 의해 선택되어 살아남는다고. 그런데 이러한 그의 주장이 '사회적 진화론'이라는 사회를 해석하는 방법으로 쓰이게 되었어.

사회적 진화론의 핵심은 '적자생존(適者生存)'과 '변이(變異)'인데, 사람들이 '적자생존'에 무게를 두고 잘못 해석하면서 실제 진화론과는 차이가 생겼어. '살아남으려고 변화하는 것이다'라는 진화의 개념이 '어떻게든 살아남는 것이 강하다.'라는 개념으로 변질하였단다.

그 결과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최고의 가치를 갖게 되었고, 지금 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번 '경쟁'을 듣고 경험하는 것이지.

이제 며칠 뒤에 수능시험이 치러진다. 학아, 입시를 치르는 선배들이 자신 안에 있는 지식과 지혜의 축포를 쏘아 올리기를 기원하자. 경쟁이 아니라 오랜 시간 연마한 공부에 대한 확인과 마무리의 장이 되기를 소망하자.

/이효재(창원 남산고 교사) 학교 도서관을 생각하는 사람들 중등연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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