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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혁신의 기폭제 ''교장공모제'' 기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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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2007-06-07 50판 29면 1660자

교육인적자원부가 교장공모제 시범학교 62곳을 선정해 학교별로 공개 모집한다고 한다. 오는 9월부터 기존 승진교장제도와 달리 공모를 통해 교장을 임용하는 교장제를 시범운영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교장공모제의 의의는 학부모를 포함한 학교구성원들의 의사가 반영된 교장임용제도라는 데 있다. 기존 승진교장제는 승진에서 가장 비중이 큰 근무성적평정이 상급자에 의해 결정, 그 능력이 학교구성원들에 의해 인정됐다고 보기 어려운 반면, 교장공모제는 학교구성원들의 다단계 심사와 검증을 거쳐 선발하는 제도이다. 이렇게 공모를 통해 임용된 교장에게 학교경영계획 이행 책임을 철저히 물어 재임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공모교장은 순환근무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 교원을 30%까지 초빙할 권한을 이용, 교원들과 뜻을 맞춰 학교개혁에 나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지역과 개별 학교의 특성과 요구에 맞는 학교장을 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학교의 개별적 요구를 전혀 반영하지 않는 승진교장제와는 차별화된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일부 교원단체는 교장공모제가 무자격 교장을 양산해 교단을 황폐화시킨다고 반대하고 있으나 교장자격증이 교장의 능력을 보장해주지 못하고 학교 혁신을 끌어내지 못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이들 단체는 기존 승진교장제도의 부분적 개선만을 주장하고 있으나 점수제에 의한 승진,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이 배제된 근무평정방식 등 기존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안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교장제도를 대신할 수 없다.

교장제도는 기존 승진제도에 대비해온 소수의 교원들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 학생과 학교교육의 발전에 도움이 돼야 한다. 60년 동안 시행해온 하나의 교장제도만으로는 다양하고 특성화되는 학교와 수요자의 요구를 충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학교구성원들에 의해 경쟁력 있는 제도를 선택할 수 있도록 교장제도는 다양화돼야 한다. 선진국 어디에서도 우리와 같이 장기간의 교육경력을 교장의 자격으로 요구하는 나라가 없고, 점수제에 의한 임용이 아닌 공개모집과 학교 단위의 채용방식을 취한다는 점에서 교장공모제는 세계적 추세에도 맞는 제도이다.

교장공모제가 순조롭게 정착되려면 추가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시범 운영될 교장공모제에는 개방형과 초빙교장형이 포함돼 있으나 이는 이미 시행 중인 제도로 정작 새로운 교장제도라 할 내부형 교장공모 학교는 2학기에 41개교에 불과하고 내년 추가 선정될 학교도 많지 않다. 지난해 교육혁신위원회에서 논의될 당시 이 제도의 취지를 살리려면 시·도 교육청별로 초·중·고교 각 1개씩 500여개 학교에 도입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기존 교장제도와 새로운 교장제도가 경쟁적인 발전을 하려면 지역별로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정도의 규모로 확산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범학교 운영에 그치지 않고 일반학교에도 광범위하게 적용하기 위한 법 개정이 추진돼야 한다.

공모교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학교마다 교원단체끼리 정치적 파벌 싸움이 전개될 우려가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교장제도가 교원단체 세 싸움의 장이 돼서는 안 될 것이며, 학교교육에 헌신할 훌륭한 교장을 모실 수 있도록 모두 합심해야 할 것이다. 학교장은 교원들의 대표가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 지역주민의 교육적 요구를 섬기는 자다. 학교를 변화시킬 개혁적인 제도가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교원단체들의 각별한 노력이 요구된다.

윤지희 교육과 시민사회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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