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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NIE 생각만들기]⑬ 시간과 공간의 의미를 찾아서 - 학교 축제에서 내 신명 풀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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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나를 풀어라, 그리고 위로하라
구성원 단순 구경꾼 곤란 역할 나눠 잔치 함께 해야
학(學)아, 안녕. 12월이 되었다. 지난 11월은 대학수학능력평가시험이 있어, 우리 모두를 긴장시켰다. 그리고 이제 기말고사를 전후로 하여 학교 현장에서는 축제가 한창이다. 학아, 축제에서 너는 신명을 마음껏 펼치고 있니? 학(學)아, 혹시 고등학교 첫 축제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우울하거나, 무관심한 체하면서 축제를 준비하는 친구들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닌지, 혹은 무엇인가 중요한 것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도무지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학(學)아, 우리 축제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축제의 시원(始原)을 살펴보면, 축제는 한 사회의 구성원들이 한 해를 무사히 지낸 것을 기뻐하고 감사하며, 그 편안함과 즐거움이 지속하기를 기원하는 행사다. 무사히 지냈다는 증거의 산물이 무엇이냐에 따라 축제의 이름이 달라지겠지. 꽃축제, 맥주 축제, 열매 축제 등.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증거의 산물에 해당하는 것은 매우 다양해지고, 축제도 다양해졌어.
그렇다면, 우리가 학교에서 치르는 축제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학예제의 성격이 가장 강하겠지. 갈고 닦은 예술적 요소의 기량을 펼치는 장(場)이라는 의미야. 그리고 축제(祝祭)라고 부르는 것을 통해, 즉 제(祭)라는 형식을 통해 겸손한 마음으로 누군가에게 감사하자는 의미가 있어. 학교도 하나의 사회이고, 한 해를 이렇게 마무리하는 행사가 있어서 신명을 풀어내고 자신을 위로하는 것이다.

학교의 축제가 축하하고 기원하는 축제의 장이 되려면 1000여 명의 친구가 모두 축제에 참여해 그 신명을 풀어내야 하겠지. 동아리 활동, 계발 활동, 그리고 학급 장기 자랑 등에서 누군가는 기획자로 또 누군가는 준비위원으로, 또 누군가는 무대 공연자로 제 역할을 맡아 움직이며 제 흥을 풀어내며 즐거움을 나누는 것. 그것이 고등학교 축제다.

학(學)아, 누구도 이 축제에서 그저 구경꾼이어서는 안 된다. 그 사회 구성원들 한 사람이라도 즐거움에서 소외된다면 그 신명의 격은 형편없이 되고 만다. 축제는 결코 개인의 장기자랑 무대가 아니라, 공동체가 함께 즐거워하는 시간, 학교라는 한 공간에서 보낸 그 구성원들이 지낸 한 해의 시간이 부챗살처럼 펼쳐지는 잔치여야 하기 때문이야.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중·고등학교 축제가 대학교 축제를 흉내 내기 시작하면서 축제의 구경꾼이 늘어났어. 무대의 아이들은 연예인의 말투, 복장, 춤을 흉내 내고, 관객석의 친구들은 공연을 보러온 관객 이상의 의미가 있기 어려워진 거야. 그러다 보니 스스로 움직여 축제를 준비하는 것 자체가 축제의 의미인데, 그 의미가 퇴색하면서 축제로부터 소외된 친구들도 많아졌단다. 지금 학(學)이 너처럼.

물론 모든 고등학교 축제가 그렇지는 않아. 문제가 있지만, 그 안에서 진정성을 모색하는 친구들은 있게 마련이니까. 며칠 전 한 고등학교 축제에서 멋진 주인공들을 보았어. 축제 행사로 학교 담에 벽화를 그리고 있었단다. 놀랍고 멋진 일이었다.

특히 그 친구들이 그린 그림 가운데 한 점은 많은 의미를 주었단다. 벽이 4차원 공간이 되어 누군가 그 벽으로 들어가는 모습. 그때 문득 생각했어. 그래 지극히 평면적이지만 학교란 그런 곳이어야 한다. 무심결에 고대의 시간으로 혹은 미래의 시간으로 넘나드는 곳. 혹은 공간을 초월해 진리의 벽을 넘나들 수 있는 곳. 그곳이 학교여야 한다고. 학아, 축제의 그림으로 충분하지. 어느 먼 훗날 그 벽이 오래도록 남아 있는 그 최후의 날 누군가 그 벽 앞에서 이렇게 말했으면 좋겠어. '이 벽에서 그 시간의 소리가 들려'라고. 아래 있는 그림이 바로 그 벽화란다.

/이효재(창원 남산고 교사·학교 도서관을 생각하는 사람들 중등연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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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합포고등학교의 작년 축제준비 기획단 회의 시간, 토론이 전혀 안 되자 "왜 아무 의견도 없느냐?"라는 지도교사의 물음에 1, 2학년 학생들은 "선생님, 저희가 한두 번 속은 줄 아세요?"라며 반문했다.

지금까지 아무리 안건을 제시해도 수용하지 않은 학교에 실망한 학생들이 '어차피 말해도 안 될 텐데'라고 결론짓고 입을 닫아버렸던 것이다. 결국, 3학년들이 학풍을 중심으로 자세히 설명하고 이해시킨 뒤에야 원활한 회의를 할 수 있었다.

"애들이 못하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 입시 중심의 교육 풍토가 안 하게 만든 겁니다."

결국, 학생인권을 보장하는 학칙 개정 뒤에는 학생회의 적극적인 활동이, 그 배경에는 학생자치활동을 대폭적으로 지원하는 학교 분위기가, 더욱 밑바탕이 되는 곳에는 학생과 교사 간의 굳은 믿음이 자리 잡고 있었다.(2006. 5. 20 ⓒ인터넷뉴스 바이러스에서 발췌 편집)


생각해볼 문제

1. 자유를 두려워해야 하는가?

2. 학교 축제는 한 해를 보내는 통과의례로서 어떤 의미를 갖는가?

3. 학교 축제의 진정성을 회복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4. 학교 축제의 본질을 살리기 위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이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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