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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결정 땐 책 속 지혜 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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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2007-03-26 03판 26면 1425자
(::김태호 경남지사::)“방대하고 복잡한 도정을 하다보면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특히 개발과 보존 논리 사이에서 양쪽 주장을 모두 살펴야 할 때가 그렇고, 지역 발전을 위해 비전을 설정해야 할 때도 고민이 깊어집니다. 이럴 때마다 책장 속에서 석학들의 지혜를 빌리곤 합니다.”
김태호(46·사진) 경남지사는 요즘 남해안을 국가 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남해안 시대’의 당위성을 확산시키는데 부심하고 있다. 특히 ‘남해안발전특별법’의 국회 통과를 위해 이해관계가 얽힌 관련 부처는 물론 환경단체 설득에도 앞장서고 있다.

김 지사는 평소 개발이 반드시 환경을 파괴하지는 않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규제에 오랫동안 묶인 지역이 난개발로 오히려 주변 환경이 파괴된 사례를 너무 자주 접해왔다며 개발을 통해 환경을 보다 효과적으로 보호하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남해안특별법은 바로 이같은 신념에서 나왔다.

도지사 재임 중 그는 파격적인 정책과 행보로 세간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2004년 최연소 광역자치단체장에 당선되자 집무실에 있는 한반도 지도를 남해안이 위로 보이도록 거꾸로 걸어 걸고, 직원들에게 도정이 망하는 법과 1000억원 사업 공모제안서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법과 원칙이 바로서야 한다며 전국공무원노조와 외로운 싸움을 벌이기도 했고, 최근에는 인사개혁을 서두르고 있다.

26일 집무실에서 만난 김 지사는 “복잡하고 어려운 판단을 해야 할 때는 잠시 모든 일을 접고 독서를 한다”고 말했다. “독서는 석학의 생각과 그들이 제시하는 미래 비전을 나눠 가질 수 있고,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분야를 알게 되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김 지사는 어렸을 적 시골에서 가난하게 자란 탓에 거의 책을 읽지 못했다고 한다. 독서보다 소 풀먹이고 농사일 돕는 게 우선이었다. 그래서 요즘 많은 책을 읽고 있다. 320만 경남도민을 책임지려면 더 많은 경험과 넓은 시야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읽은 책 가운데 ‘칭기즈칸의 리더십(이호종, 신광철 지음·오늘의 책)’이 인상 깊었다고 한다. 이 책에서 김 지사는 “이름 석자도 쓰지 못할 정도로 교육을 받지 못했던 칭기즈칸이 160년 동안 거대한 유라시아 대륙을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은 열린 마음으로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듣고, 이를 빠르게 유라시아 대륙에 전파했기 때문”이라며 “끊임없이 변신하려는 칭기즈칸의 노마드(유목민) 정신이 오늘날 첨단 디지털 시대에 꼭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에는 나 자신이 도민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도민들도 당연히 그것을 알아줄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었다”며 “최선을 다한다는 것과 함께 내가 어떤 노력을 했는지, 그것이 도민들에게 어떤 이로움을 줄 것인지 그런 것들을 독서를 통해 배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창원 = 박영수기자 buntl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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